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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심사대를 빨리 통과하려면 ? [멜버른,오스트레일리아]

트레브 2012. 5. 12.

입국 심사대를 빨리 통과하려면 ? [멜버른,오스트레일리아]

이미 일기예보를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여행 첫날부터 비가 오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

좋지 않던 기분은 도착지연으로 더 안 좋아졌다. 정시에 출발했던 비행기는  예정시각 보다 약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이 10 분이 중요한데, 이 10분 동안   광저우발 남방항공이 도착해서 수백 명의 중국인들을 내려놓았고 멜버른 공항 특히 외국인용 입국 심사대는 갑자기 붐비게 되었다.  제 시간에 도착했더라고  이들을 피해 빨리 입국 심사를  마칠 수 있었을 텐데…

멜버른 공항에는  호주/뉴질랜드 여권소지자영  입국 심사대와  그외 여권소지자영 입국심사대가 있다.  난 당연히 수 많은 중국인들이 줄 서 있는 외국인용 입국심사대 제일 뒤에 섰는데,  내 뒤에 오던 중국인들은 줄이 아주 짧은    호주/뉴질랜드 여권소지자영 입국 심사대에  가서 선다.  난 당연히 직원이 와서 정리를 해서 내 뒤쪽으로 다시 보낼 줄 알았는데 그냥 그 줄에서 입국심사를 하고 그대로 통과한다. 

*구글 이미지 - 마약탐지견

그렇게 재빨리 입국심사대를 통과한 중국인들을 부럽게 쳐다보던 난 어쩔 수 없이 긴 줄에 서서 내 차례만 기다리고 있었다. 긴 줄 때문에 일정은 이미 늦어져 버렸는데, 그 긴 줄을 헤집고 나타난 것은 검은 마약탐지견. 이 마약탐지견은 그냥 냄새만 맡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 다리고 코를 문지르고 지나간다. 그 정도면 한번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5번이나 긴 줄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개를 무서워 하는 사람이라면 기겁을 할 것 같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앞에 중국인 두 명에게 영어할 줄 아냐고 묻던 입국 심사관은 아무 대답도 없자 그냥 통과시킨다.

입국 심사관은 나에게도 또 영어할 줄 아냐고 묻고 일단 스탬프를 찍어준다.  그리고 뒤에 서있던 다른 직원이 날 또 부른다.  그리고 심문이 시작된 것이다. 

난 그냥 관광하러 온 건데 내가 불법 체류할 것 같이 생겼나?  여튼 난 입국심사관 앞에서 긴장되고 작아지기만 한다.

“지금 어디에 사냐?”

“하는 일은 무엇이냐?”

“돈은 얼마나 가지고 왔냐?”

“어디를 여행하고 일정은 어떻게 되냐?”

“멜버른 에서는 무엇을 구경할 거냐? “

열심히 잘 대답 하던 난  긴장한 탓에 갑자기 관광지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냥 많은 볼 것들이 있다고 답했더니  의심의 눈길을 더하고 나를 째려보기 시작한다.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할 것 같은 찰나  내 전화기에 빼곡하고 입력된 일정표를 보여 줬다. 

그제서야 의심의 눈길을 풀고 “이 일정을 다 소화 하려면 바쁘겠다” 고 한다.

“너가 날 붙잡고 있어서 지금 일정이 많이 지연되고 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힘없는 내가 참아야지 .

혼자 관광비자로 입국하는 사람이 영어를 한다고 하면 잠재적 불법체류자 취급을 하는 것 같은데 영어할 줄 아냐고 물으면 이젠 아무 대답도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입국 심사대를 쉽지 않게 통과한 나는 다시 수화물 검사대에 섰다.   여기서는 별 문제 없이 그냥 통과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엑스레이를 보던 검사관은 핸드백이 여러 개가 보인다고 동료에게 얘기한다.

‘또 뭐야. 이번엔 밀수업자로 찍혔나?’  

배낭을 열어보라고 한다.   그리고  배낭에 꾹꾹 눌러 담았던 옷가지를 다 빼내고 그 안에서 햇반을 발견한다.  그리고 됐다고 그냥 가란다.  어지럽고 흐트러진 옷가지를 보면서 기분이 좋을 리 없지만 내가 의심받을 만한 것을 가져왔으니 내 탓이지 뭐, 

힘 겹게  공항을 빠져 나오니 이미 일정보다 두 시간이나  지체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오늘과 내일 일정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원래는 멜버른 공항 사진 좀 찍다가 공항버스에 탑승할 예정이었는데,   순조롭지 않은 입국과정 때문에 최대한 빨리 공항을 벗어나고 싶어졌다.   

바로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향해서 편도17불하는  표를 구입해 버스에 올랐다.  17불이 비싼 듯 하지만 호텔 트랜스퍼 버스를 이용해 숙소 바로 앞까지 데려다 주니 그 만큼의 가치는 있다. 

공항버스인 스카이 버스는 서던크로스 역(Southern Cross Station) 에서 멈춘다.  그리고 그곳에서  호텔 트랜스퍼 버스를 이용하던  숙소 앞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이곳 호텔 트랜스퍼 체크인 창구엔 들려서  스카이버스 탑승권을 보여주고 자신의 숙소 명을 얘기한다.  그럼 직원이  작은 셔틀버스가 있는 곳 앞에서 대기하라고 하는데 , 조금 있다고 버스기사가 숙소 명을 부르면 셔틀버스에 타면 된다.

조그만 버스지만 짐 보관장소도 마련되어 있다. 언제 내릴 지 걱정할 필요없이 여유롭게 창밖의 멜버른 시내구경을 하고 있으면 기사가 자신의 숙소에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멜버른 구경을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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