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유럽

아르마스 광장에서서 부터 산 블라스 광장까지 -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하루 [남미 배낭 여행, 페루 쿠스코 여행]

트레브 2016. 5. 25.

아르마스 광장에서서 부터 산 블라스 광장까지 –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하루 [남미 배낭 여행, 페루 쿠스코 여행]

 

피르와 호스텔 에서 무료로 아침을 제공한다.  칙칙하고 좁은 호스텔이 아닌 아르마스 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2층에서 식사를 하니,  별 것 없는 아침식사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다.  불리비아 비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볼리비야에 가야 하는 이유는 하야 모래사막 우유니를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걱정이 된다.  쿠스코에 도착하기 전 검색해 보았던 정보에 의하면 이곳에 있는 볼리비아 영사관은 영사가 없어서 잠정 휴업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기에 정상 영업하길 바라면 영사관을 찾아 가 보았다.

아르마스에서 택시를 타고 볼리비아 영사관까지 갔다.  택시 요금은 5솔.  우려했던 대로  눈은 굳게 닫혀 있다.   스페인어는 모르지만 오늘 문을 열지 않는 다는 뜻이겠지. 

여행 비자를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를 적어 놓았다.  모두 다 준비해 왔는데, 왜 문은 닫혀 있는 거니?  난 이제 어디서 볼리비아 비자를 받나 ?? 이럴 줄 알았으면 리마에서 받아볼 걸. 늦은 후회는 소용없다. 

 

우울한 마음을 가라 앉히고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는 온갖 생각을 했다.  ‘볼리비아를 가야 하나? 우유니 건기에는 별로일 텐데? 그래도 하얀 소금 사막이 보고 싶다.  하지만 비자는 없고..  어디로 가야 하나?’  따뜻한 햇살이 비춰주는 아르마스 광장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행사 준비로 바빠 보인다. 

 

우울하다고 주저 않아서는 안 된다.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쿠스코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마추픽추를 보러가기 위함인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왔던 우리는 여행사를 기웃거려야 했다.  호스텔에 있는 여행사와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여행사 가격을 비교해서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던 아르마스 광장 북동쪽 구석에 있는 이 여행사에서 마추픽추 여행을 예약하기로 결정했다. 

성스러운 계곡 투어 (점심 포함 오얀따이땀보까지 버스로 여행)   +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에서  마추픽추  아래 동네인 아구스 깔리엔데스로 가는 기차 왕복 +  아구스깔리엔데스 숙소 (트윈 룸 호스텔, 조식포함) +  아구스깔리엔테스 에서 마추픽추까지 버스 왕복 + 마추픽추 입장권 + 마추픽추 가이드 투어 +  오얀따이땀보에서 쿠스코 버스가 포함된 일정을 예약했다.    두 명이서 510 USD.  준비했던 달러의 상당한 양을 소진했다. 

 

직접 기차표를 예약하려고 잉카레일 웹페이지에서 확인도 해 봤지만 하니 다음날 표는 아주 비싼 표만 있어서 이 가격에 투어를 예약해야 했다.  일정이 정해져 있다면 미리 예약을 한다면 조금 더 저렴하게 원하는 날짜 시간에 기차표를 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쿠스코로 돌아온 다음날 반나절 시티투어도 2인 10 USD + 9 Sol 에서 예약을 했다.  한번에 510달러를 결제하고 나니 10불 정도는 너무 싸게 느껴진다. 

 

 

Iglesia de la Compañía de Jesús (Church of the Society of Jesus)

어제 묶었던 호스텔은 너무 추웠다. 시설도 별로 좋지는 않았고.  그래서 마추픽추에 다녀온 후에는 다른 숙소에 머물 생각으로 숙소를 미리 예약하려 했다.  여행사 직원 말에 의하면 산블라스 광장(plaza san blas) 주변에 괜찮은 숙소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아르마스 광장을 가려질러 걸어간다.  아르마스 광장의 남동쪽에 있는  교회는 1576년 예수회에 의해 설립 된 교회로  원래 잉카의 궁전 위해 세워진 교회이다. 콜로니알 바로크 양식을 잘 보여주는 건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콜롬비아에서부터 너무 웅장한 교회를 많이 봐서 감흥이 확 떨어진다.  이 건물을 지으려고 얼마나 많은 원주민들이 고생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아르마스 광장 주변에는 많은 가게들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글로벌 브랜드의 체인점도 있지만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가게의 로고가 보이지 않는데.  무채색의 로고는 눈에 잘 뛰지는 않아도 경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아 조화로워 보인다.  잘 보이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찾아서 갈 테지.

 

광장을 벗어나 Calle Triunfo 로 향하니 다른 세상으로 들어간 듯 하다.  벽돌로 만들어진 도로에는 어디선가 갑자기 마차가 달려올 것 같은데, 도로에는 최신형 자동차만 있다.

 

성벽의 모양이 특이지만 유난히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고…  먼가 특별한 것이 있는 가 보다.

가까이서 확인해 봤더니,  잉카 석조 건축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그 유명한 12각 돌이 이곳에 있었다.  12면이 다른 벽돌과 완벽하게 맞물려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다. 

어느 정도 틈새가 잊을지 궁금해 져서 종이를 틈 사이에 넣어 보았지만, 빈틈이 없다.  

산 블라스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좁은 골목과 오르막 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힘들어 오르막 길을 오르고 있는 이유는 호스텔 예약.  그럴 듯 해 보이는 숙소에는 일단 들어가 보았다.


숙소를 보려 왔다고 하니 예약이 다 되었다고 하면서도 일단 숙소를 보여준다.  경치도 좋고 따뜻한 햇살도 가득해 따뜻할 것 같지만  예약은 불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하지는 않다. 더블룸 1박 가격이 약 80달러 정도다.  빈방도 없고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부러운 숙소다.

 

그렇게 산 블라스 광장까지 도착했다.  산 블라스 광장은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붐볐지만 이곳까지 오면서 원하는 숙소는 찾지 못했다.  힘들게 이곳까지 올라왔으니 점심은 먹고 내려 가야 할 것 같다.

chascafe pizzeria restaurant  겉모습은 그럴 듯 해 보이고 가격은 저렴하고  단품 메뉴는 10솔, 2코스 점심은 13솔, 3가지 코스는 15솔,  4코스 요리는 20솔이다. 

손님이 아무도 없는 식당에는 들어가기 좀 꺼려지는데 이곳에는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들어가 봤더니,  밥을 먹고 있던 사람은 손님이 아니라 직원이었다. 이런.  이때 다시 나갔어야 했는데…

11시 53분 식당에 들어가서, 신경도 쓰지 않는 직원을 불러서 주문을 했다. 

12:04분  11분 만에 나온 에피다이저는 1분만에 준비 가능한 음식이었다. 아니 음식이라고 부르기에도 미안한 것이었다.  일단 배가 고프니 먹었다.  

 

12: 15 분   11분이 지나니 이제서야 레모네이드가 나온다. 

 

음료수가 나오고 곧 스프가 나왔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것을 먹으니 몸이 따뜻해 지고, 식욕이 돋는다. 이제 메인을 먹을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  

 

그러나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   메인을 기다리는 동안 많이 손님들이 들어 왔지만 아직 아무도 음식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한 시간을 기다렸다.   주방에서 분주하게 요리를 하고 있기에 먼가 대단한 음식이 나올 줄 알았다.  

 

그렇게 나온 1시간 만에 나온 음식은 정말 볼품 없었고 터무니 없이 양도 적었다.  맛을 평가할 수준의 음식은 아니었다.  배가 너무 고팠으니 그냥 먹었다.  그래도 아내가 주문한 음식은 양반이었다. 

 

내가 주문한 음식은 메인으로서 최소한의 모양새가 갖추지 못했다.  커다란 흰 접시가 민망할 지경이다. 

형편없는 음식보다도  이 정도 수준의 음식을 먹으려 한 시간을 넘게 허비한 것이 아까웠다.  원래 손님이 없던 식당이었는데 우리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나서 많은 여행객들이 들어왔다.  식당 직원은 그 정도의 손님을 기대하지 못했는지 중간에 식 재료를 추가로 사 오기도 했다.  내게도 미안한 식당이었지만,  그 여행객들에게도 많이 미안했다. 

 

우울한 기분으로 식당을 나오는데,  식당 보다 더 우울하게 하는 정체 모를 가게의 쇼윈도우가 기분을 더욱 상하게 한다.  그나저나 이 가게는 무엇을 파는 가게일까?  안에 마녀가 앉아서 괴상한 몰약을 팔고 있을 것 같다.

볼리비아 비자에서부터 시작해서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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