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국 수석이었던 장쩌민은 구이린의 산수는 천하제일이고 양수오의 풍경은 그보다 낫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국 사람이 좀 뻥이 심한 것을 감안 하더라도 뭔가 괜찮은 구석이 있으니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양수오에서 구이린에 사이에는 백미터도 안 되는 삼각뿔 모양의 봉우리 약 3만 6천개가 쭉 펼쳐져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카르스트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래 전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고 또 지각변동으로 수많은 봉우리와 절벽이 형성되었다.
구이린에 가는 대 부분의 배낭여행자들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양수오로 향한다. 양수오가 작지만 경치도 더 아름답고 또 물가도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광저우에서 출발한 기차는 11시간이 더 지나서 구이린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바로 양수오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서양 배낭여행객들이 많은 것을 보니 양수오로 가는 것이 확실 한 듯 했다. 양수오로 가는 1시간은 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삐끼들이 몰려든다. 어느 숙소에 묶을 거냐고 묻기에 난 가이드 북에서 평이 괜찮았던 bamboo house 갈꺼라고 했다. 그러자 자기가 그곳 직원이라며 명함을 보여준다. 마침 잘 되었다는 생각에 따라 나섰다.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라는데 숙소 주변이 너무 썰렁하다. 비수기라서 그러겠지 하며 숙박요금을 선불로 내고 방에 들어갔는데 방이 좀 지저분했다. 날 이곳으로 인도한 가이드 북을 탓하며 역시 외국 가이드북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생각을 하고 간단히 점심을 먹으로 나갔다. 여행지인데 마땅한 먹을 곳도 없는 듯 했다. 근처에 있는 국수가게에 가서 목욕탕 때밀이 의자에 앉아서 바둑판 높이의 테이블에서 5원하는 국수를 먹었다. 배가 고파서 먹었는데도 참 맛이 없다고 느꼈다면 정말 맛이 없는 것이다. 다시다 국물에 국수만 말아놓은 것 같았다.
다시 숙소로 가는데 간판이 보인다. 왜 아까는 보지 못했을까. 여기가 아니다. 여기는 bamboo house 가 아닌 것이다. 삐끼한테 낚였다. 호텔 주인 한테 말을 해 보지만 자신은 모르는 거라며 삐끼하고 얘기 하라는 것이다. 버스 정류장에 가서 죽치고 있으면 삐끼를 잡을 수도 있을 듯 했지만 장시간 기차여행으로 그냥 쉬고 싶었다.
달콤한 잠에서 깨니 침대에서 나는 곰팡이 냄새가 가지 기분을 망친다. 다시 삐끼를 잡으로 갈까 생각해 보지만 내 시간만 낭비할 것 같아, 그냥 포기하기로 한다.
낮잠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양수오 구경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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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보고 호산호수라 하는 구나. 나도 이곳에 살면 절로 시인이 될 듯 하다. |
경운기 엔진을 달고 있는 트럭은 번호판 까지 있는데 이것을 타고 도로 까지 질주가 가능할까 ??
다리위 에서 본 커플은 서로 사진찍기 바쁘다. 저 포즈가 중국인들에게 상당히 인기있는 포즈인 듯 하다. |
대나무 땟목을 타고 다리 밑을 통과하는 아저씨. 본인에겐 평범한 일상이겠지만 그 모습이 여유로워 보여 조금은 부럽다. |
화려해 보이는 다리 밑으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 |
이렇게 예쁜 곳에서 싱싱한 풀만 먹고 사는 소들은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그 쇠고기는 더욱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 |
강 주위의 예쁜 풍경을 둘러 보다 보니 금방 해가 졌다. 저녁은 좀 제대로 먹고 싶어서 배낭 여행자로 가득하다는 시지에 (서가) 에 가려했으나 찾기가 쉽지가 않다. 마침 배낭을 메고 가는 서양애 들 뒤를 좇아 겨우 시지에 갈 수 있었다. 원래 내가 묶으려던 숙소도 이 근처에 있는데… |
인테리어가 괜찮아 보이는 까페에 들어가 음식을 시켰다. 양이 적은 것이 큰 흠이긴 하지만 닭 요리와 스파게티 둘 다 나쁘지 않았다. |
내 숙소가 있는 곳은 깜깜한 거리에 인적도 드문데 이곳은 볼 것도 많고 환하고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 다시 한번 삐끼에 대한 분노를 참으며 시지에의 밤거리를 걷는다. |
세계 유명(?) 인사들 얼굴을 티셔츠에 그렸는데 장금 이가 눈에 뛴다. |
야시장에서 고소한 냄새가 나서 뭐라도 먹어보고 싶은데, 잘 모르는 중국요리 먹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싱싱해 보이는 사과 몇 개만 사서 침침하고 냄새 나는 나의 숙소로 돌아간다. 4층짜리 숙소에 손님은 나 뿐 인것 같다. 삐끼 때문에 참 좋은 경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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