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아시아

에메랄드 빛 강을 따라 내려가는 대나무 뗏목 투어

트레브 2011. 1. 11.

조악한 지도와 몇 자 간신히 읽을 수 있는 중국어 표지판에 의지해 자전거를 타고 이른 곳은 에메랄드 빛을 발하는 강과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냇가에서 야채를 다듬는 아낙과 건너편에서 빨래하고 있는 아낙들을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몇 십년 전의 우리나라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다.

 
 

여기 저기에 대나무 뗏목이 많이 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찾아 온 듯하다. 이곳에서 대나무 뗏목 투어를 할 수 있겠구나.

 
 

다리에 올라가서 경치를 감상하고 싶지만 오랫동안 먼지 나는 도로를 자전거 타고 왔더니 덥고 목도 말라서 일단 구멍가게에서 물과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물을 마시니 다시 이동할 힘이 생긴다. 다리 위에 올라서 본 경치는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경치를 즐기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구멍가게 앞에서 봤던 아저씨가 접근한다.

 
 

그리고는 옆에서 서서더니 “bamboo boat 200” 라는 말을 하며 자기 뗏목을 타라고 한다. 무시하며 사진만 찍으니 답답했는지 담배를 태운다.

 
 

아무 구조물이 없는  뗏목도 있고 화려한 구조물을 가지고 있는 뗏목도 보이는 듯 했다. 적당히 시간을 끈 후 바디 랭귀지로 “아저씨 뗏목도 뗏목 위에 저런 의자와 테이블이 있어요 ?” 란 뜻을 전한다. 그는 당연히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손가락을 이용해 투어비 를  150원으로 깍았다. 표정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흥정이 끝났다.  

 
 

이론 슬퍼 속았다. 출항을 준비하러 간 아저씨가 오른  뗏목은 조그만 크기에 달랑 의자만 있는 것 이였다. 뗏목이 작다며 내 자전거는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뒤에 잘 묶으면 된다고 한다. 이미 흥정이 끝난 거니 그냥 믿고 가기로 했다.  

 
 

드디어 출항이다. 부두를 벗어난 뗏목은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간다. 생각했던 것 보단 안정감이 있는 듯 하다. 

 
 

요청에 의해 다리 앞에 까지 왔다가 다시 뗏목을 돌려서 물살을 타고 내려 간다. 

 
 

뗏목을 돌려서 내려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첫번 째 장애물 폭포(?) 를 만나게 된다.  ‘난 물에 빠져도 되는데 혹시 뒤집혀서 카메라가 물에 빠지면 안 되는데… ‘ 걱정을 좀 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폭포를 통과했다.

 
 

폭포도 없이 조용히 물길 따라 내려 가니 스릴은 별로 없지만 강 주위의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으니 지루함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폭포 등장. 보기에 별거 아닌 듯 했지만 운동화 안에도 물이 조금 들어 올 정도로  제법 높이(?) 가 있는 폭포였다. 제법 스릴 있네… 

 
 
 

파란 하늘이었으면 더 아름다울 거라는 생각도 잠시 해 보지만 부드러운 곡선의 봉우리와  그와 쌍을 이루는 강에 비쳐진  반영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옛날 “여명의 눈동자” 에서 최대치가 팔로군의 일원으로 행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이렇게 부드러운 곡선의 산들을  본 듯 하다. 그  드라마를 여기서 촬영했나 보다.

 
 
 
이번 폭포는 물이 충분치 않아, 아저씨가 열심히 작대기로 밀어가며 힘겹게  내려왔다.
 
 
 

다른 무리의 여행객이 앞에  뗏목을 타고 내려 가고 있다. 누구 탔을 까 궁금해서 빨리 가자고 했는데 아저씨는 신경도 안 쓰는 듯 하다.

그리고 다시 폭포. 이번 것은 조금 아찔했다.  조종을 잘 못 했는지 뗏목이 돌며 뒷쪽이 먼저 내려가며 뒤집힐 뻔 했다. 뒤에 묶여 있던 자전거는 완전히 다 젖었다. 

 
 
 

잠시의 평온을 유지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폭포. 이번에도 물이 충분치 않아 힘겹게 내려간다. 첨엔 아저씨 참 쉽게 돈 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름 고생을 하는 듯 하다.

 
 
수 많은 뗏목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이제 목적지에 다 도착 했나 보다.
 
 

한 시간 반 정도의 뗏목 투어는  끝나는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볼 것 많고 스릴도 넘치는 좋은 경험이었다. 아저씨도 나름 열심히 한 듯 하고 해서 첨에 깍았던 50원을 더해 200 원을 줬더니, 고맙다는 인사도 없다. 나도 “쉐쉐” 정도는 알아 듣는 다구..! 주자 마자 바로 후회했다. 

근데 뗏목은 어떻게 다시 상류로 가져 가지? 차로 운반하나 아니면  인력만으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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