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유럽

오얀타이탐보 유적 Ollantaytambo Ruins 페루 쿠스코 여행 [남미 배낭여행]

트레브 2016. 9. 20.

오얀타이탐보 유적 Ollantaytambo Ruins 페루 쿠스코 여행 [남미 배낭여행]

식사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배가 부른 상태에서 보이는 풍경은 배가 고플 때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것이 사실이다.   투어를 예약하면서 신성한 계곡의 3곳을 여행한다고 했었는데,  기차 시간을 고려해 보면 2곳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할 것 같다.  아무도 관심 없었던 실버 박물관은 아니 은장구 판매상점만 가지 않았어도 여유가 있었을 텐데..

한참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오얀타이탐보.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가이드는 내 이름을 호명하다.  버스에서 내릴 때 모든 짐을 들고 내리라고, 그리고 이곳을 가이드와 같이 동행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테니 적당히 보다가 기차역으로 가라고 한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다.  비싼 돈을 주고 통합입장권까지 샀는데,  2곳도 제대로 구경을 못하게 생겼다.   계속 스페인어로 떠들다가 아주 잠깐 영어로 짧게 말하는 가이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얼마 남지 않는 시간에 정상에 빨리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오얀타(Ollanta) 라는 애칭으로 현지인들에게 불리는 이 작은 마을은 13세기부터 사람들이 살던 곳이다.  현재는 마추픽추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시간이 있다면 여유롭게 산책하기도 좋은 곳이다.   다만 수많은 관광버스가 큰길을 막고 있어서 도보를 위해서는 골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많이 이들이 맨몸으로도 올라가기 힘든 유적을 나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올라가야 한다.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잉카는 대부분 패하였는데,  이곳 오얀타이탐보 유적은  정복자들을 물리쳤던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이다.   이 웅장한 거대한 요새를 쉽게 함락시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Sacsaywaman 전투에서 패한 망코 잉카(Manco Inca)는 이곳으로 패주한다.  그리고 1536년 프란시스코 피자로의 이복동생인 에르난도 피자로가  이끄는 원주민과 스페인 보병으로 구성된 군대는 망코잉카를 사로잡기 위해 이 요새로 진격을 시작한다.   하지만 요새 앞에까지 다다른 에르난도의 군대는 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다.  요새 위에서 날아오는 비처럼 쏟아지는 활과 돌을 뚫고 올라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복자 군대가 요새 앞에서 대기하는 동안 망코 잉카는 물길을 이용해 근처의 강물을 요새 앞으로 흘려 보내 요새 주변이 물에 잠기게 했다.   순식간에 늪으로 변해버린 전장에서 정복자 군대의 기병은 아무 소용이 없었고, 망고 잉카의 용맹한 군대의 공격을 받게 된  에르난도는 신속한 후퇴를 명령하게 된다.  물론 이 전투의 여운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4배로 증원된 기병이 이곳을 다시 공격해 오자 망코 잉카는 Vlicabamba 에 있는 정글요새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이 효과적인 요얀타이탐보 유적인 요새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의식을 행하던 곳이기도 하다. 정상 분에는 의식을 행하던 제단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종이 한 장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촘촘하게 쌓아 올려진 석재를 보면 잉카의 건축기술에 경탄할 수 밖에 없다.  이 요새에 사용된 석재는 6km 정도 떨어진 Rio Urbamba 건너편 산에서 채석한 것이다.  석재를 운반하기 위해 강의 물길을 몰려 이곳 가까이 석재를 옮길 수 있었다.    편평한 석재의 튀어 나온 부분은 옮길 때 사용되는 손잡이라고 한다.

 

정신 없이 정상에 올랐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여유롭게 경치를 즐기고 싶으나 그럴 시간은 없다. 늦지 않고 빨리 기차역으로 가야 한다.    요새 위에서 바라본 오얀따이땀보는  아름답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맑은 강물이 흐르는 이곳은 한번 쯤 살아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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